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악화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가 아동·청소년들이 무료 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22년 개빈 뉴섬 주지사가 발표한 ‘아동 정신건강을 위한 종합 계획’의 일환으로, 4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아동·청소년 행동건강 이니셔티브(CYBHI)’가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동료 지원, 의료 시스템 안내, 지역 의료진 연결 등을 제공하는 무료 원격의료 앱을 통해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캘리포니아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캘리포니아 12~17세 청소년 3명 중 1명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국적으로 청소년 2명 중 1명이 정신건강 장애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이 14세 이전에 처음 증상을 나타낸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수치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주 전역의 청소년들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28만 4000명의 청소년 중 66%가 청소년기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10~18세 청소년의 자살률은 2019년에서 2020년 동안 20% 증가했다.
새로운 이니셔티브
캘리포니아 보건복지부(DHCS) 전략적 파트너십 사무소의 오텀 보일런(Autumn Boylan) 부국장은 12월 10일 화요일 주정부 브리핑에서 이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보일런 부국장은 “아이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전국적 의료 서비스 제공 부족 현상과 오랜 치료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두 개의 정신건강 앱인 BrightLife Kids와 Solun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BrightLife Kids는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제공된다. 이 앱은 일대일 화상 채팅, 직접 메시징, 주문형 콘텐츠를 통해 수면 문제, 불안, 사회성 기술, 가족 돌봄 조정에 대한 코칭을 제공한다.
코치들은 영어와 스페인어 이중 언어 구사자들이며, 청소년 보호자들은 17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3세에서 25세 사이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위한 Soluna 앱은 더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선택한 코치와 함께 다국어 일대일 문자 및 화상 채팅(평균 대기 시간 1분), 또래 토론 포럼, 대화형 일기 작성, 호흡 운동, 감정 기록, 목표 설정 도구 등을 이용할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 퀴즈, 비디오, 뉴스와 함께 치과 및 안과를 포함한 의료 시스템 안내 지원도 제공한다. 심지어 지역 푸드뱅크, 주택 지원, 교통, 냉방 센터와 같은 기타 자원을 찾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 무료 앱은 2027년 6월 30일까지 주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가입 시 캘리포니아주 내 우편번호가 필요하다.
보일런 부국장은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 아이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을 때, 복잡한 의료 시스템을 혼자 헤쳐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앱들을 출시하기 전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눠봤다.
청소년들은 처음부터 면허를 가진 전문가와 상담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또래나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보일런 부국장은 “정신건강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위에서부터 일찍 개입해 지원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이는 주 전체 전문 인력 부족 상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은 앱을 통해 전문가들과 연결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이야기
BrightLife Kids의 수석 코치인 브랜도 멘지바르(Brando Menjivar)는 한 가정의학과 의사의 사례를 들어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설명했다. “가정의학과 의사인 다이애나 박사는 자녀의 짜증과 공격적 행동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그러나 다이애나 박사는 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코칭을 통해 아이의 행동이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양육 방식에 대한 소통도 향상되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멘지바르는 감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강조했다. “때로 우리는 감정과 싸우려고 한다. 첫 단계는 이러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인식하는 것이다. 슬픔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때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표준 의학 교과서 다다수에 따르면, 모든 질병의 50%-80%가 스트레스 관련 원인에서 비롯된다.
멘지바르는 “아이들에게 감정 대처법을 가르칠 때 서핑에 비유한다. 큰 파도를 피해 수영하는 대신, 파도를 타기 위해 향해 가는 서퍼처럼 행동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칭 막바지에 다이애나 박사는 ‘의대에서는 부모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의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었지만, 자신과 아이가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솔루나(Soluna)의 코치인 야스민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 모델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전통적인 라티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정신 건강은 금기시되는 주제였다.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저는 10대 시절 많은 트라우마를 겪었고 고통 속에서 정말 외로웠다. 오랫동안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의문만 품었죠. 대학에서 또래 지원 모델에 대해 배우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제가 겪은 모든 감정적 어려움이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야스민은 “동료 정신상담 지원 전문가들과 내 경험을 공유해봤더니, 모두들 나와 비슷한 공통된 경험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우리들 모두는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원동력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솔루나의 코칭 세션은 목표 중심적이다. 야스민은 “사용자가 10회 세션을 원하든, 단 한 번의 세션만 원하든, 모든 코치는 변화를 위한 실행 가능한 단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해결책 중심 접근법을 취한다”라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청소년 커뮤니티 센터(Koreatown Youth Community Center)의 김모아(Moa Kim) 상담사는 최근 사례를 들며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상담사는 “코리아타운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5학년 학생의 정신재활 서비스를 도운 적이 있다. 이 학생과 그의 어머니는 서로 잘 소통하지 못해 관계가 악화되어 함께 상담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상담사는 이 가정의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어머니는 직장 일로 과로한 상태이고,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자주 부재중이며 아들 양육의 주 책임을 어머니에게 맡겼다. 어머니는 아이의 감정 폭발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주 화를 내게 되어 상황을 악화시켰다. 결국 어머니는 자녀 양육에도, 자기를 돌보는데도 실패하고 지치게 되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가정 환경 속에서 매우 민감하고 영리한 지능을 가진 아들은 게임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들은 어머니와 다툴 때마다 방에 틀어박혔다. 김 상담사는 “어머니는 아들과 더 많은 양질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변화를 만들기에는 너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도움과 양육 팁을 제공하고 있지만, 어머니는 우리와 일주일에 한번밖에 만날수 없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과 가족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김 상담사는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아이들은 먼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런 앱들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