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ckwise from top left: Dr. Ravi Chandra, Distinguished Fellow,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HaNhi L. Tran, Deputy District Attorney, Santa Clara County District Attorney’s Office; Fawn Jade Korr, Senior Staff Attorney, Bay Area Legal Aid; Johanna Thai Van Dat, Staff Attorney, Self Help Center, Santa Clara County’s Family Law Facilitator’s Office
수니타 소라지/EMS 필진
최근 코로나19 판데믹과 자택 대피령 때문에 가정폭력범과 피해자가 함께 집에 머물면서 가정폭력 사례가 심각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3일 EMS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 때문에 가정폭력 피해자를 도울 방법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 여성 4명중 1명, 남성 10명중 1명이 배우자 또는 동거인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직, 고용불안, 주택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고 있는 자녀 양육 문제 등 경제적 문제도 가정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흑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이 가정폭력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 흑인과 히스패닉은 경찰을 믿지 못해 가정폭력 상황에도 경찰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있다.
판데믹으로 인해 가정폭력 신고 전화는 늘고 있지만,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쉼터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가정폭력 쉼터는 아예 문을 닫았거나, 수용자들이 꽉 차 더 이상의 신규 입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경찰과 가정법원은 판데믹으로 인해 운영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라비 찬드라 정신의학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가정폭력과 동거인 학대의 범주에서 정신적, 언어 학대를 제외하고, 물리적 폭력에만 국한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연사이며 ‘아시안 아메리칸의 분노: 심각한 문제’라는 책을 저술했다.
찬드라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1994년 바이든 상원의원이 발의한 ‘여성 가정폭력 방지법’을 연장하지 않고 시효만료되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1994년부터 2010년까지 가정폭력을 60%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은 5년마다 의회의 연장 승인을 받아야 했다.
베이 에이리어 법률구조공단의 폰 제이드 코 선임변호사는 경찰 및 법률 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을 경우 유색인종 여성이 더 많은 폭력 피해를 당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인종에 따라 법원가 경찰의 대응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코 변호사는 “가정 폭력 피해자가 누구인가?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백인 여성인가, 아니면 유색인종 여성인가?”라며 “혹시 이 여성이 문화적 배경 때문에 남성 직원이 가득한 법원에 나가서 성적 학대에 대해 증언하길 꺼리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간주될 경우가 많다”며 “특히 다른 인종적 배경을 지닌 피해자가 변호사 조력 없이 법정에 설 경우, 그 격차는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 변호사는 경찰들이 이같은 문화적 편견을 극복하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경찰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 변호사는 “모든 경찰관들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서류미비자와 신규 이민자는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 변호사는 가정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가정폭력범을 집에서 퇴거시키거나, 임시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는데 있어 경찰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법원과 경찰은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 상황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월 4일 기자회견에는 하니 트란 산타클라라 카운티 검찰청 검사, 조안나 타이 반 닷 산타클라라 카운티 가정법 지원사무실/자력구제 센터 변호사도 참가했다.
트란 검사와 반 닷 변호사는 실리콘 밸리가 위치한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경우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좀더 손쉽게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현재 법원 내 인원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가정폭력 피해자는 화상이나 전화로 법정에서 증언할수 있도록 조치했다.
가정폭력 전문가들은 판데믹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가정폭력범을 피해 머물수 있는 안전한 쉼터가 부족하며, 이에 따라 화상이나 전화로 법원 절차에 출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란 검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검사실에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인을 두고, 피해자들이 별도의 회의실에서 안전하게 재판을 지켜보고 증언할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란 검사는 가정폭력범에 대한 형사 절차는 피해자, 이웃, 또는 가족들의 신고전화와 경찰 출동으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트란 검사는 “판데믹 상황에서도 가정폭력 피해자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할수 있으며, 형사 법원도 가정폭력 사건을 정상적으로 접수, 처리하고 있다. 경찰, 검찰, 형사법원이 필수적 서비스로 지정돼 판데믹 상황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정폭력범 접근 금지 명령은 반드시 법원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평화적 접촉 명령은 가정폭력범이 가정 내에 머무르도록 허용하지만, 피해자에게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가할 수 없도록 강제할 수 있다.
또 노인이나 성인 피보호자에 대한 학대가 발생한 경우, 경찰의 개입 없이 민사 가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반 닷 변호사는 설명했다. 민사 가처분 명령은 법원 공판이 시작될 때까지 유효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이민신분은 절대로 물어보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반 닷 변호사는 “가정폭력은 장기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며 “가정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아이는 커서 가정폭력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런 폭력의 대물림은 끊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