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전국단위여론조사는미국유권자들사이에벌어진변화를제대로포착하지못했으며, 그결과잘못된선거결과예측과선거운동자금오류가벌어졌다고시민운동가들은지적했다.
지난 화요일 밤 루와 로만(Ruwa Romman)은 조지아주 최초의 여성 무슬림 주의회 의원이자, 조지아주 최초로 공직에 선출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 됐다. 로만의 당선은 민주당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보다 선전한 중간선거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궁금한 점은 도대체 어떻게 이겼냐는 점이다. 로만의 선거팀은 최근 10개월간 새롭게 조정된 조지아주의 교외 선거구를 가가호호 방문했다. 그는 “한 백인 보수파 남성은 여성의 권리 침해가 우려되어 공화당을 찍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여론조사는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만의 선거팀은 메트로 애틀랜타 외곽에 신설된 97선거구를 대상으로 총 1만5000가구를 방문하고, 문자메시지 7만5000건을 발송했으며, 선거운동전화 9000통을 걸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듣게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로만은 선거 승리 다음날 아침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당신에게 투표하는 이유는 당신이 날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라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 스테이시 에이브람스(Stacey Abrams) 후보를 패배시키고 재선에 성공한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에 대해 “켐프 주지사는 피임약 금지를 지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태, 인플레이션, 민주주의, 이 모든 철학적 단어들이 투표용지 한장에 들어 있다. 선거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공화당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민주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최근 20년간 현직 대통령에게 있어 최고의 선거결과였다.
로만은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15% 이상 표차로 승리했다. 그러나 로만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상대측이 반 무슬림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매우 힘든 싸움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전국단위 비영리단체 이머지(Emerge)는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하려는 여성들을 모집하고 훈련시키는 단체다. 이 단체의 아샨티 골라(A’Shanti Gholar)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거둔 성과의 원인으로 젊은이, 유색인종, 그리고 LGBTQ 커뮤니티 등 “미국의 새로운 다수집단”(new American majority)을 들었다.
골라는 “이머지 출신 유색인종 여성 141명, 45세 이하 여성 62명, LGBTQ 21명이 어젯밤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또 이번 중간선거에 전국적으로 650명 이상의 후보를 배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새로운 다수집단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유색인종 유권자에 있어 공화당을 확고하게 압도했다. 반면 공화당은 라티노와 아메리카 원주민으로부터 지지가 늘어났다. 민주당은 또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호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요일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기록적인 수준으로 투표해준 전국의 젊은이들에게 특별히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주의에 있어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연사들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낮은 대통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유권자들은 낙태 및 재생산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골라 회장은 “유권자들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위해 나섰고, 그에 따른 결과가 나왔다”며 공화당이 선거에 승리할 것이라는 “붉은 쓰나미”(red tsunami)의 예상은 “찻잔 속의 태풍”(drop in the bucket)에 그쳤다고 표현했다.
다수의 여론조사가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러한 예상은 전국 유권자들의 “변화”를 감안하지 못했다고 골라 회장과 로만 후보는 지적했다. 그는 또 상당수 여론조사가 특정 정당의 자금으로 치러져 특정 후보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그는 “여론조사는 돈으로 좌우된다는 이런 관행을 깨야 한다”며 “미국의 새로운 다수집단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주에서 유색인종 후보자들은 선전했는데, 텍사스주에서는 무슬림 하원의원 2명을 배출했으며, 미네소타주에서는 흑인, 몽족, 라티노 여성이 주의회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메릴랜드 주에서는 인도계 혈통을 지닌 아루나 밀러(Aruna Miller) 후보가 주 역사상 최초로 남아시아계 출신 부주지사에 당선됐다. 비영리단체 AAPI빅토리 펀드의 설립자이자 의장은 셰카 나라시만(Shekar Narasimhan)은 인디아 커런츠(India Currents)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당선은 우리 커뮤니티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니며, 여성의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결과”라고 평했다.
코네티컷 주에서는 스테파니 토마스(Stephanie Thomas)가 뉴잉글랜드(New England)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으로서 국무장관(secretary of state)에 당선됐다.
그는 자신과 함께 주 재무장관에 당선된 에릭 러셀을 소개하며 “이번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흑인 두명이 행정부에서 동시에 직위를 역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러셀은 미국 최초로 주 단위 공직에 당선됐다.
골라 회장은 “국민들은 여성에게 닥치고 있는 일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여성의 권리를 지키려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은 돕스(Dobbs) 판결을 옹호하고,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사회안전망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서 스스로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반면 민주당은 탄탄한 후보진을 유권자들에게 선보였으며, 그것이 유권자들이 투표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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