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보장 운동가들은 “투표권은 우리 시대의 민권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차원에서 투표권 기준을 제정하는 법안 3건은 현재 의회에서 잠자고 있는 상태다.
민권과 인권 리더십 컨퍼런스(Leadership Conference on Civil and Human Rights) 웨이드 헨더슨(Wade Henderson) CEO는 지난 5일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EMS)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민주주의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만 19개 주에서 투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33개 법안이 통과됐다. 또 49개 주에서 425건의 새로운 투표권 법안이 제안된 상태다.
새로운 법안은 투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추세라고 헨더슨 CEO는 밝혔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에서는 투표장 앞에서 줄을 선 사람들에게 물이나 간식을 주는 것도 범죄가 된다.
전국에서 통과된 새로운 투표권 법들 은 두가지 사건이 계기가 됐다. 첫번째는 1965년 투표권 보장법 (1965 Voter Rights Act)을 약화시키는 최근 연방대법원의 두가지 판례이며, 두번째는 2020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대한 거짓말’이다.
브레넌 민주주의 프로젝트 센터(Brennan Center’s Democracy Project)의 션 모랄레스-도일(Sean Morales-Doyle)은 “투표권 억압을 막을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단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2013년 쉘비 대 홀더(Shelby v. Holder)와 2021년 브노비치 대 DNC (Brnovich v. DNC) 판례를 통해 현행 투표권법을 약화시켰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연방정부 차원의 투표권 기준을 정립하는 것은 연방의회가 할 일이라고 규정했다고 모랄레스-도일은 밝혔다.
모랄레스-도일은 “현재 투표권 기준을 정립하는 두가지 법안이 있다. 투표의 자유법안(The Freedom to Vote Act)과 존 루이스 투표권 진흥 법안(John Lewis Voting Rights Advancement Act)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3일 공화당 소속 연방상원의원 리사 머코우스키(Lisa Murkowski)는 존 루이스 투표권 진흥 법안에 51번째로 “찬성”의사를 밝혔다.
아메리카 원주민 권리 펀드(Native American Rights Fund, NARF)의 재클린 드레온(Jacqueline DeLeon)은,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이 알래스카 원주민들 지지 덕분에 당선된 것을 상기시켰다. 당시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2012년 선거 당시 머코우스키의 이름을 투표지에 적는 방법을 익힌 후, 어두운 밤 먼 거리를 달려 투표소에서 한표를 던졌다.
그러나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51명의 지지를 얻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필리버스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를 방지하려면 최소 60명의 표가 필요하다. 현재 상원에는 공화당 50명, 무소속 2명, 민주당 48명이 있다.
그러나 상원의원 51명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 규정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연방대법관 인준 당시 예외 조항을 만든 적이 있다.
모랄레스-도일은 “모든 사람들이 연방 상원과 하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디안 국가에서는 투표권 관련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드레온은 인디안 보호구역에 존재하지 않는 투표소, 가난한 투표자들이 비포장 도로 100마일 이상 달려서 투표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 보호구역 경계선의 투표소에서 인종차별적으로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는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열악한 우편 서비스 역시 인디안들의 유권자 등록이나 우편투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공정한 기회만 주어지면 투표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하게 투표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권 문제는 민주당에 유리한 내용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며 “투표권은 인종차별을 방지하고 미국시민들의 미국의 정치적 결정에 참여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센터(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AAJC)의 존 C. 양(John C. Yang) 도 초당파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표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투표를 해야 정책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투표자들에게 합당한 정책을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는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아시안 아메리칸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집단이다. 그는 “아시안 커뮤니티는 각자 모든 종류의 각자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 아메리칸에게 있어 모든 시민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자 신분증 법안이 때론 언어장벽을 강화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개인의 투표권 보장, 다양한 언어로 된 선거정보 및 우편투표 수단 제공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요했다.
그는 “이민 신분, 영어 능력 부족, 사회 경제적 이유로 오전 9시-오후 5시에 열리는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특정 커뮤니티가 미국 시민이 아닌 것처럼 느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헨더슨 CEO는 텍사스주의 존 코린(John Conryn of Texas) 의원 등 상원의원 13명이 지난주 존 루이스 투표권 보장법에 반대했으나, 이전에는 투표의 자유 법안에 대해 찬성투표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과 싸워야 한다”며 “우리는 투표권을 요구해야 하며, 투표권을 얻으려면 정치적 논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십 컨퍼런스는 현재 미국내 다음과 같은 13개주의 투표권 현황에 대한 14개 보고서를 발표했다. Alabama (second Alabama report), Alaska, Arizona, California, Florida, Georgia, Louisiana, Mississippi, New York, North Carolina, South Carolina, Texas, and Virginia.
모랄레스-도일은 “투표권 보장은 연방의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연방의회는 우리 목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투표권 운동가들은 투표권 보장을 위해 법정에서 투쟁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의논했다.
연방법무부는 최근 브레넌 센터, 멕시코계 미국인 변호 교육펀드(Mexican American Defense and Educational Fund) 및 다른 단체와 함께 새로운 텍사스주의 투표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모랄레스-도일은 “연방의회의 투표권 보장법을 기다리는 사이에 주정부는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연방의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대응 이외에도 투표권 문제에 대해 대중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투표권 보장은 민주주의 확대에 기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