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통령 메모는 서류비미자 제외 뜻하는 것 아냐” 지적
필라 마레로(Pilar Marrero)
인권운동가들과 센서스 운동가들은 지난 7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7월 21일 메모에도 불구하고, 체류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센서스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월 21일 발표한 메모는 앞으로 10년간 연방의회 선거구를 재조정함에 있어 서류미비자 인구를 고려하지 말 것을 상무부에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 라티노 선출직연합 (NALEO)의 아르투로 바르가스 (Arturo Vargas) 국장은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대통령이 센서스 자체에서 서류미비자를 제외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많은 언론들이 서류미비자는 센서스에 응답하면 안된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메모 내용은 결코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지시는 미국 정부의 각 부처가 센서스 최종 데이터에서 서류미비자 숫자를 추정한 “잠정적 데이터”를 만들고, 선거구 재조정을 위한 인구 계산시 “잠정적 데이터” 숫자를 제외하라는 의도다.
공익변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모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미 연방법원에 3건의 소송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민자 인구가 많은 주의 경우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르가스 국장은 “센서스 집계가 완료된 후 서류미비자만 최종 숫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통계조작이며, 민주주의 필수적 요수가 될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르가스 국장과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에서 만들어낼 데이터는 매우 부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첫째, 2020 센서스에는 시민권이나 체류신분을 묻는 질문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상무부가 아닌 다른 연방정부 부서에서 산출하는 숫자는 대개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이민정책 연구소 (Migration Policy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연방정부의 집계방법 대로 추산할 경우 적어도 2000만명의 미국 시민권자 인구가 서류미비자 인구와 뒤섞이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는 “이 같은 오류는 저소득층 도심, 지방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저소득층 지역에서 인구가 실제 숫자보다 적게 집계될 경우, 부유한 지역에 비해 투표권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시안 정의진흥협회(AAAJ)의 존 C 양 (John C. Yang) 회장은 “트럼프 메모에도 불구하고 센서스에 참여해야 한다는 비영리단체들의 취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현행 센서스 질문지에는 체류신분을 물어보는 질문이 전혀 없다”며 “센서스 조사원이 여러분 집을 방문하기 전에 전화나 인터넷, 종이 설문지 등을 이용해 반드시 센서스에 응답할 것을 권한다. 센서스 응답 마감 기한은 10월 31일에서 바뀐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양회장은 “헌법 1조 2항은 선거구 획정 시 그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기준으로 할 것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며 “이 조항은 시민권자와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회장은 “서류미비자가 ‘사람’이 아니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 수백년간의 미국 역사와 정책, 입법사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 메모 때문에 센서스에 응답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센서스 홍보에 주 예산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 플로리다와 텍사스 주의 상황은 심각하다.
텍사스 주 경계선에 위치한 히달고 (Hidalgo) 카운티의 네스터 로페즈 (Nestor Lopez) 센서스 운동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올해초 제기된 ‘시민권 질문’ 논란 때문에 센서스에 응답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페즈 운동가는 “최근 20년간 히달고 카운티의 인구 규모는 실제보다 축소돼 집계돼 왔다”며 “특히 올해의 경우 지역내 인터넷이 매우 부족하며, 코로나 판데믹 때문에 1대1 센서스 상담이 불가능해지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페즈는 동료들과 함께 1대1로 지역민에게 접근하는 대신, 지역내 유명인사나 지역언론에 센서스 동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2020 센서스 캘리포니아 완전 집계 위원회의 부족담당 전문가인 케일라 올베라 히랄리오 (Kayla Olvera Hilario) 씨는 “지역별 응답 현황에 따르면, 소수민족과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응답률이 낮다.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 거주지역의 센서스 응답률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히랄리오 씨는 “아메리카 원주민 지역 응답자는 매우 적은 편”이라며 “몇몇 부족의 응답률은 60%에 달하지만, 상당수 부족은 20-30%에 머물고 있다. 20개 부족의 응답률은 15%도 안된다”며 “하지만 2010년 센서스보다는 응답률이 높다는 사실은 긍적적인 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센서스 응답률은 63.8%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20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또 히랄리오 씨는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이 아직 센서스 고유ID를 아직 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통의 인구라면 센서스에 응답할 때 ID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 히랄리오 씨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의 경우 센서스 ID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지침을 받은 상태”라며 “몇몇 부족들은 지금까지도 ID와 안내서를 받지 못해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당수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센서스 조사원의 거주지역 접근을 금지했다. 히랄리오 씨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센서스 참여를 위해서는 센서스가 부족 자치를 위해 중요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서스국 남부지구 담당 부매니저인 마릴린 스티븐스(Marilyn Stephens)는 센서스 다음 단계로 조사원을 보내기에 앞서 취하고 있는 사전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모든 센서스 조사원들은 마스크와 세정제를 지급받게 된다. 또 센서스 조사중 집에 들어가서는 안되며, 언제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철저히 교육받고 있다”면서도 “조사원이 여러분의 집에 방문하길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센서스에 응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서스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센서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 하나다. 센서스에 응답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지만, 센서스를 마치면 10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 모두 센서스에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
Pilar Marrero is a journalist and author with long experience in covering social and political issues of the Latino community in the United States. She is one of the foremost experts on immigration policy and politics in the US media world and has covered the issue extensively during her years as a reporter. Marrero is the author of the books “Killing the American Dream” and “El Despertar del Sueño Americano.” In October 2018, she was selected by her peers at CCNMA (Latino Journalists of California), as Latina Journalist of the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