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NTA, Ga.–애틀랜타, 조지아 – “목사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도 될까요?” 이는 조지아주 둘루스의 이글레시아 페누엘 미션 교회(Iglesia Penuel Mission) 신도들이 최근 자주 묻는 질문이라고 김재철 목사(Jay Kim)는 전했다. 김 목사의 교회는 애틀랜타 교외 지역의 대규모 라틴계 이민자 커뮤니티를 섬기고 있다.
김 목사의 이러한 발언은 메트로 애틀랜타 전역에서 일련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이 있은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이번 단속 가운데 교회를 대상으로 이뤄진 사레도 있어, 전국의 이민자 가정들 사이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응해 애틀랜타의 아시아태평양계 커뮤니티가 나섰다.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자라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김목사는 “이민 단속으로 인해 쫓겨난 이민자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있다. 적어도 비를 피할 지붕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번 단속으로 인해 가정의 수입을 벌어오는 가장들이 추방되면서 많은 가정이 수입을 잃었고, 일부는 집까지 잃게 되었다.
김 목사의 교회는 뷰포드 하이웨이를 따라 위치해 있다. 30마일 길이의 뷰포드 하이웨이는 메트로 애틀랜타의 대규모 이민자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애틀랜타의 다양성을 이민 커뮤니티를 반영하는 레스토랑과 기타 사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김목사는 “라티노들은 우리 한인 사회의 이웃이다. 직장과 가정에서 라티노들은 한인 이민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라며 “많은 한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는 미국내에서도 한인들이 대규모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LA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한인 인구를 자랑한다. 이 지역에는 라티노 인구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텔레문도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단속 및 체포는 뷰포드 하이웨이를 따라 애틀랜타의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애틀랜타 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을 통해 이번 단속 작전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FBI는 법무부와 함께 국토안보부(DHS) 및 연방 법집행기관과 함께 이민 단속에 협력하고 있다”고 이들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주에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추방됐다. 트럼프 행정부 주장과는 달리, 추방된 이들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은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ICE 요원들에게 일일 추방 건수를 1,200에서 1,500건으로 늘리라는 할당량을 부과했다.
비영리 단체 ‘위 러브 뷰포드 하이웨이’ (We Love Buford Highway)의 릴리 파비안(Lily Pabian) 사무총장은 “지금은 함께 연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사건이 다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뷰포드 하이웨이 주변 지역은 약 50년 전 이민자 집단 거주지로 처음 시작했다. 파비안에 따르면, 지역 자동차 산업의 확장으로 인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다. 그는 “많은 이민자 공동체가 성장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스몰 비즈니스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민자들의 기업가 정신은 애틀랜타의 경제 성장을 촉진했다. 불법 체류자를 포함한 이민자들은 매년 애틀랜타에 약 90억 달러의 세금을 내고 있으며, 미국 태생의 시민들에 비해 41% 더 높은 확률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은 종종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의 물결에 직면해야 했다. 파비안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혐오의 표적이 되었던 것을 언급하며, 2021년 아시안을 겨냥한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을 총격 사건을 가장 충격적인 사례로 꼽았다.
파비안 사무총장은 “그 사건은 우리에게 9/11과 같았다”며 지금도 이어지는 상처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당시의 경험이 현재 라티노 이주민 인구에게 연대감과 공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ICE 단속 이후, 우리는 또 다른 공동체가 소외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지금은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이민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지역사회에 공포와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김목사는 “많은 이민자 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며, 임금 체불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폭력 피해를 당한 이민자 여성들도 경찰에 신고를 꺼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목사는 만약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교회에 도착할 경우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 교회 교인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족과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ICE가 우리 교회에서 미등록 이민자를 체포하려 한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아주에 ‘성역 교회’ (sanctuary churches)가 없는 것을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이민자 단속이 시작된 이후 이 교회는 코로나19 시기의 관행으로 돌아가 온라인 기도회를 열고 있다. 김목사는 “100명의 이민자가 참여하는 채팅방을 만들었다”며 “40일 동안 기도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채팅방에 기도문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목사는 “우리가 단속을 견뎌낼 수 있기를 무릎 꿇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피터 슈만(Peter Schurmann)이 취재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