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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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어로 “개리맨더링”을 뭐라고 말할까?

    필라 마레로

    때론 너무 낯선 개념이라서 번역하기 힘든 개념이나 영어 단어가 있다. 비영리단체 텍사스 민권 프로젝트 (Texas Civil Rights Project)의 미구엘 리베라의 사례가 좋은 예이다.

    어느날 리베라는 부모님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려 했다. 민권 프로젝트 내 그의 직함은 “선거구 재조정 전문가”였다. 그러나 이 직함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일반인이 선거구 재조정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겠는가? 선거구 재조정을 영어나 스페인어, 다른 언어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리베라는 “부모님과 선거구 재조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정치에 얼마나 떨어져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라티노라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선거구 재조정에 참여하고, 선거구 재조정에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지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선거구 재조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러면 선거구 재획정이란 무엇인가?

    연방정부, 주정부, 지역정부 등 미국의 모든 정부기관은 10년마다 센서스 결과에 따라 각 지역구 선거구 경계선을 다시 그린다. 이 선거구에 따라 각 지역 대표자가 선출된다. 이를 선거구 재획정이라고 한다. 여러분의 거주 지역에 따라 여러분은 어떤 한 지역구 투표자가 되기도 하고, 다른 지역구로 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 따라 여러분이 투표할 선거 후보자가 결정된다. 연방하원의원, 주의원, 카운티 수퍼바이저, 시의원, 공립학교 교육위원 등이다.

    그런데 여러분의 지역구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면, 여러분은 그 문제를 지역 정치인에게 건의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 지역구에 여러분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없다면 호소할 곳이 없다.

    겉보기엔 간단해보이지만, 이 문제는 각자 커뮤니티가 정부 기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정치인 10년 동안 임기를 보낼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절차다. 선거구 재획정은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절차지만 이를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선거에 참여해 투표하는 것처럼, 선거구 재획정에 참여해 앞으로 10년간 본인의 커뮤니티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자원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

    개리맨더링과 선거구 재획정, 전문가들은 이 두가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말한다.

    리베라와 같은 시민운동가들과 스페인어 신문기자들은 이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두가지 개념은 텍사스주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 라티노의 정치력과 삶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야 라티노 사회가 이를 이해하고 미국사회에 동참할 수 있을까?

    리베라에 따르면 첫번째 난관은 선거구 재획정의 기본적 개념을 번역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재획정’을 스페인어로 직역하면 ‘재분배’가 된다. 하지만 이 단어의 뜻을 제대로 설명하는 번역은 아니다.

    리베라는 “텍사스 주내 라티노 커뮤니티가 선거구 재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려면, 일단 선거구 재획정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번역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텍사스주의 비영리단체 라 유니언 델 푸에블로 엔테로(LUPE)는 “선거구 재획정”(redistricting)이라는 단어를 단순화해 “새로운 디자인”(re-design)이라고 번역한다.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개리맨더링”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개리맨더링”이란 특정 사안에 대해 관심을 공유하는 집단, 또는 특정 인종이나 이민사회를 선거구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선거구 경계선을 그어 이들의 투표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라티노 시민운동가들은 이 단어를 “제리맨더링”이라는 식으로 발음해 스페인어 구사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일부 지역구에서 경계선이 이상하게 그려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부촌이 가난한 LA 남부 지역을 경계선 밖으로 내쫓는 것이 좋은 예다.

    리베라는 “개리맨더링이라는 단어는 영어에만 있는 것으로 다른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개리맨더링이라는 단어를 “선거구 조작”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으나, 그러나 당초 의도한만큼 강한 뜻을 지닌 번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단어의 원래 뜻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이 자기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선거구 경계선을 조작하는 것이며, 이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대부분 인종적 소수계 커뮤니티이다”라고 말했다.

    리베라는 “이 문제는 스페인어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아시안 커뮤니티에도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커뮤니티와도 함께하고 있으나, 이 단어를 중국어로 번역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베라는 이 같은 단어를 올바르게 반역하는 것이야말로 “언어의 정의”라고 강조했다.

    Pilar Marrero is a journalist and author with long experience in covering social and political issues of the Latino community in the United States. She is one of the foremost experts on immigration policy and politics in the US media world and has covered the issue extensively during her years as a reporter. Marrero is the author of the books “Killing the American Dream” and “El Despertar del Sueño Americano.” In October 2018, she was selected by her peers at CCNMA (Latino Journalists of California), as Latina Journalist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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