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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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대법원,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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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31일 연방대법원은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운명을 결정하는 소송 두건에 대해 공판을 갖는다. 공정한 대학입시를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 SFFA)은 최근 하버드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이 대학원서 심사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인종을 고려하는데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SFFA는 하버드 대학의 입시 방침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FFA는 보수파 시민운동가인 에드워드 블럼(Edward Blum)이 만든 단체다. 그는 자신의 단체 회원 2만2000여명이 대학 지원서 심사 과정에서 인종적으로 부당하게 차별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블럼이 주장하는 피해 학생 2만2000명 가운데 실제로 법정에 나와 증언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다만 하버드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익명의 한 중국계 학생의 사연이 제시된 적이 있다. 이 학생은 시험성적 만점을 받았으며, 자신의 학년 학생 460명 가운데 가장 높은 GPA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UNC는 2022년 4만3500장의 원서를 접수받았으며 이중 4325명을 신입생으로 선발했다. 다시말해 UNC는 4만여건의 지원자를 불합격시킨 셈이다. 만약 미국 최고 24위권 대학들이 이같은 수준의 입학원서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블럼이 주장하는 피해 학생 2만2000여명은 불합격생의 2%에 불과하다. 미국 100위권 대학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이들의 불합격률은 0.0055%로 거의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어퍼머티브 액션 지지자들은 이정도의 불합격률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특히 하버드와 UNC는 캠퍼스내 학생 분포의 다양성을 고려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연방대법원은 1978년 바크(Bakke) 판례를 통해 캠퍼스 학생 다양성이라는 대학의 목표는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연방대법원은 그루터 대 볼링거(Grutter v Bollinger) 판례를 통해 특정 인종 학생 숫자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쿼타(quotas)는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나, 대신 오늘날 사용되는 어퍼머티브 액션 기준을 허가하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로스쿨이 합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다양한 인종의 학생 분포를 통해 교육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중대한 가치를 실현하고, 그러한 방침을 적용함에 있어 인종적 여부를 엄밀하게 적용할 경우, 그러한 입시 방침은 헌법의 평등한 보호 조항(Equal Protection Clause)에 위배되지 않는다.”

    블럼은 인종에 기초한 입시 방침은 헌법의 평등한 보호 조항과 1964 민권법의 6조(Civil Rights Act of 1964)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4건의 소송을 걸었으나 단 한건도 승소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분포가 6대 3으로 보수파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블럼의 소송은 마침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응협회(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AAJC) 회장이자 CEO인 존 C 양(John C Yang)은 “하버드 어퍼머티브 액션 소송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예상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대법원의 인적 구성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파는 몇년간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하려 했으나, 인종에 기반한 대학입시 정책이 합헌이라는 판례는 설득력있는 법으로 계속 법전에 남아있다”며 “어퍼머티브 액션은 계속 법전에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곧 연방대법원에서 공판이 열리는 소송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고 양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하버드대 소송의 경우, 하버드대의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숫자는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의 7% 정도지만, 최근 하버드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28%가 아시아계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3분의 2는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양회장은 거론했다. 만약 하버드대가 인종에 근거한 입시정책을 중단할 경우, 이 대학의 흑인 학생 숫자는 14%에서 6%로 줄어들 것이다. 또한 하버드대의 라티노 학생의 숫자는 14%에서 9%로 떨어질 것이라고 양회장은 설명했다. 조지타운 대학(Georgetown University)의 경우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히노호사(David Hinojosa) 변호사는 민권법 변호사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오는 10월 31일 오전 10시에 UNC 소송과 관련해 연방대법원에서 변론할 예정이다.

    히노호사 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공정성과 기회 보장에 반대한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편이고, 헌법도 우리편이다. 법도 우리편이며, 모든 팩트도 우리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 재판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히노호사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를 완전히 백인의 것으로 만들고, 과거에 누렸던 특권을 오늘날 다시 되살리려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SFFA측 증인으로 법정에 선 학생은 한명도 없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 쪽 학생은 달랐다. 샐리 첸(Sally Chen)은 법정에 나간 학생 가운데 1명이다. 영어가 서툰 노동계급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의 인종을 고려한 입시정책이 없었다면 자신은 하버드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우리 아버지는 중국식당 요리사였고, 어머니는 차이나타운 베이커리에서 일했다. 우리 6명 가족은 샌프란시스코의 단칸방에서 자랐고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기에 벅찼다. 나는 공립학교에만 다녔고, 매우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위해 통역하고 도와드려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

    첸은 하버드대에 입학원서를 넣을 때 학교 카운슬러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가정환경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겪은 환경이 바로 내 자신이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내 환경이 바로 대학에 적합한 학생임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첸은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지하는 중국인 단체(Chinese for Affirmative Action)에서 활동하며 영어가 서투른 이민자 가정을 비롯해 모든 이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여주자는 정책을 지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록 더욱 깊이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인종간 연대가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지금 나의 경험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첸은 이 소송과 관련해 법적변호 펀드(Legal Defense Fund, LDF)에서 작성한 소견서(amicus brief)에 서명한 수백명 가운데 한명이다. LDF는 하버드 학생 25명과 하버드 동문회를 대변하고 있다.

    LDF의 선임 법률자문인 미쉘 터네지-영(Michaele Turnage-Young) 변호사는 “소득수준, 출생지, 인종, 이민 배경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은 공평한 대학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소수민족 학생은 백인 학생에 비해 대체적으로 가난하며, 그 때문에 대학 입시에 돋보일만한 경력을 쌓을 기회를 갖기 어렵다고 그는 지적했다. 소수민족 학생은 백인 학생에 비해 가난한 지역의 학교에 다닐 확률이 3배에서 6배 이상 높다.

    그는 “소수민족이 다수인 학교는 재정 뿐만 아니라, 경력을 갖춘 교사, 수준높은 시설, 적합한 교내 시설, 방과후 활동, 예술 교육, 휴식시간, 교실 숫자 등 모든 점에서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학입학담당관은 소수민족 학생의 경우 시험 성적이 최고가 아니더라도 잠재적 가능성을 찾아내어 입시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송의 원고는 대학입시에 학생의 인종은 절대로 고려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터네지 영 변호사는 “대학입시에서 학생의 피부 색깔을 무시하게 되면, 소수민족 학생들의 원서는 읽혀지지도 않고 책장에 쌓이게 될 것이며, 우리 클라이언트는 그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첸도 이에 동의하며 “우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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